[리뷰] '박강아름 결혼하다', 결혼이라는 모순 덩어리에 던지는 새삼스러운 질문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4 21: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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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일도 사랑도 모두 가지고 싶었던 아름이 사랑만을 믿고 아름을 따라온 남편 성만과 프랑스에 도착해 가정을 꾸리게 되며 겪게 되는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 등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과 어려움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고백과 성찰을 통해 결혼 제도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페미니스트 감독이 마주한 가부장에 대한 자기 딜레마를 폭로한 작품으로, 가부장제를 유머와 희화화 전략을 통해 재미있게 짚어냈다”는 평과 함께 옥랑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1회 코펜하겐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영화가 박강아름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꾸밈 없이 담을 수 있었던 박강아름의 가족의 모습은 한국에서는 드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아름이 행정과 경제를 맡고, 프랑스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성만이 가사와 육아를 맡으며 우리 사회에 자리잡혀 있는 전통적 젠더 역할이 자연스레 뒤집힌다.

전통적 젠더 역할이 뒤집혔기 때문에 아름과 성만이 겪는 갈등도 다른 부부와 다를 수밖에 없다.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성만은 주부우울증에 빠지고 아름은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가부장성을 발견한다. 그 과정을 통해 감독은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이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젠더 권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젠더에 따른 역할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대한 내용을 영화에 담았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아무리 남들과는 다른 결혼 생활이라 해도 출산과 육아는 아름과 성만의 이야기에서도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다만 숭고하며 행복한, 아기의 탄생과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보편적인 육아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아이를 가진 산모의 몸 상태와 타지에 살기 때문에, 혹은 타지에 살지 않아도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었다.

“임신하고 내가 읽은 책들 속에는 뱃속 태아에 대한 정보는 넘쳐났지만 임신한 여성의 몸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라는 영화 속 아름의 대사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정보가 얼마나 제한적인지 짐작케 한다. 영화는 직접 겪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임신과 출산의 현실을 마주한 아름의 모습을 통해 임신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공감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간접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영화는 결코 가벼운 내용만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아름과 성만의 결혼생활은 행복한 날보다는 행복하지 않은 날이 많으며 아름과 성만이 겪는 모든 사건이 순조롭게 흘러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속 삐걱대며 굴러가는 아름은 성만의 결혼생활은 지극히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그려내며 영화 속 외길식당에 초대하는 다양한 연인과 부부들을 통해 실제하는 사람들의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 또한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런 탓에 영화는 언뜻 보면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고발하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무리 싸우더라도 결국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같은 길을 걸어나가는 아름과 성만의 뒷모습과 영화의 끝이 이혼으로 종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기에 결혼에 그 많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결혼은 나쁘다고 단정짓지 못하도록 만든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박강아름은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는 그 질문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관객이 이 영화를 감상한 후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수도, 아름과 성만의 경우는 특수하기 때문에 나의 결혼은 다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랑하면 결혼한다’는 명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서 결혼을 선택하는 이유를 다시끔 생각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충분히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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