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올드', 색다른 섬뜩함 ,아쉬움 남는 스토리 라인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8 20: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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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한적한 휴양지를 찾은 가이 일행은 리조트 소유의 해변에서 시간을 보낸지 반나절 만에 아이들이 급격한 성장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함께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마저 기이한 현상에 휩쓸리자 혼돈에 빠진다. 영화 ‘올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해변에 갇히게 된 이들에게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호러 스릴러 영화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식스 센스’, ‘23 아이덴티티’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 스릴러 서스펜스 장르에 특화된 감독이다. ‘올드’ 역시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에 대한 공포라는 소재를 주제로 한 호러 영화로 감독은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시간으로부터 도망치는 데에 쏟는다. 그리고 시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심지어 시간이 앞으로 움직인다는 걸 모른 체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영화 한 편 전체를 인간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 쓰면 아주 멋지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14번째 작품으로 ‘올드’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올드’는 2011년 출간된 프랑스 작가 피에르 오스카 레비와 일러스트레이터 프레드릭 피터스의 단편 그래픽 노블 ‘샌드 캐슬’이 원작이다. 딸들이 아버지의 날에 선물한 ‘샌드 캐슬’을 읽은 감독은 “처음 읽는 순간부터, 난 변해있었다”고 밝힐 만큼 ‘샌드 캐슬’에 사로잡혔으며 시나리오로 재구성하기까지 이르렀다.

원작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의 모호함에 좀 더 중점을 두었다면, ‘올드’는 이야기 틀 속에 스릴러적인 요소와 서스펜스,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담아내는 데 주목했다. 또한 감독은 인물들에게 닥친 죽음의 위협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싶어 했는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한 순간도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일이 없게 만들고 싶었다. 마치 ‘올드’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처럼 한 가지 의혹을 풀고 나면 또 다른 의혹, 그리고 또 다른 의혹들을 풀게 하고 싶었다”고 원작을 재구성하며 주의를 기울인 부분을 설명했다.

 

▲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올드’의 주 배경이 되는 해변은 광활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영화 속 등장인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밀실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제작진들은 아름다웠던 공간이 순식간에 공포가 가득한 곳으로 변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해변을 찾아 헤맸고, 마침내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의 플라야 엘 바예라는 곳을 발견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나먼 마셜은 거대한 암벽으로 둘러싸인 고립된 해변과 그곳에 갇힌 사람들이라는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초대형 암벽을 직접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해변에 실존하는 암벽과의 연결성을 위해 석고 반죽, 비계, 발포 고무, 페인트, 그리고 모래를 이용해 거대한 암벽을 만들었고 기존의 암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나로 합쳐 높이 10m, 너비 274m의 거대 암벽을 구축해냈다.
 

▲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은 사람은 노화로 인해 신체에 변화가 생긴다. ‘올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모습이 변화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미묘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시각적인 구현에 힘을 실었다. ‘올드’의 메이크업은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서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크리스티나 왈츠가 맡았다.

그는 “배우들의 외모가 충격적으로 변하는 탓에 이야기에 몰입하고 있던 관객들이 그 몰입에서 빠져 나와서는 안 된다”는 감독의 연출 의도를 실현하고자 세심한 메이크업과 자연스러운 인공 기관으로 배우들의 얼굴에 서서히 나이를 더해갔다. 더불어 감독은 배우들이 각 장면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를 위한 나이 시간표를 그려 배우들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속 등장인물이 두려워하고 공포에 질려 하는 것이 귀신도, 살인마도 아닌 빠른 시간의 흐름이라는 소재는 관객에게 색다른 섬뜩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올드’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벌어지는 성장과 노화 뿐만이 아닌 시간의 흐름이 지나치게 빨라지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영화 속 배경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참신한 소재에 비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향과 일부 연출은 아쉬움이 남았다. 

 

전개가 긴박하게 흘러가야 하는 탓에 같은 시간대에 너무 많은 캐릭터의 이야기와 상황을 다루자 주의가 산만해졌으며 결말 역시 깊은 여운보다는 안정성을 택한 것이 티가 났다. 그 외의 부분이 모두 뛰어났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 부분에서 더욱 부족함이 엿보였다.

아쉬운 스토리의 진행과는 별개로 사건의 진상은 자연스럽게 과거의 복선을 돌이켜볼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가 튼튼했다. 영화의 만족도와 무관하게 감독의 손이 닿지 않은 원작 ‘샌드 캐슬’을 읽어보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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