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마더', 무언극이라는 양날의 검이 지닌 이색적인 매력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6 15: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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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한때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였던 여자가 약물에 중독된 채 홀로 아이를 출산한다. 

 

아이는커녕 제 몸 하나 돌볼 능력이 없던 그녀는 브로커에게 아이를 팔아버린다. 하지만 아이를 데려간 사람들이 유아 인신매매단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브로커를 처음 만났던 외딴 숲을 다시 찾아간 그녀는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대저택에 이끌려 들어가고, 뜻 모를 붉은 표시들로 덧칠된 달력을 살펴보던 그녀는 정체 모를 여인들의 감시를 받고 있는 자신의 아기를 발견한다.

영화 ‘더 마더’는 후안마 바호 우료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스페인 스릴러 영화로 ‘더 플랫폼’, ‘인비저블 게스트’, ‘줄리아의 눈’, ‘마마’ 제작진이 참여했다.
 

▲ 사진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앞선 스페인 스릴러 영화들은 초현실적인 수직 감옥, 도덕적 해이, 보이지 않는 공포, 모녀의 기묘한 유대 등을 다루며 사회 문제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특유의 서스펜스를 엮어나갔다. 

 

마찬가지로 ‘더 마더’는 유아 인신매매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아기를 되찾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파격적인 장면들로 그려나간다.

‘더 마더’는 어떤 등장인물도 대사를 읊지 않는 무언극이다. 

 

이러한 극의 특성은 영화의 시각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데, 특히 영화 속 대자연의 풍광과 상황과 걸맞게 담아내는 적나라한 자연의 먹이사슬은 적절히 대비되며 음습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 사진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이같은 시각적 체험과 더불어 주목할 만한 요소는 ‘더 마더’의 음악과 사운드다. 

 

제53회 시체스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더 마더’는 조용한 대저택에서 브로커들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나가야만 하는 주인공의 모든 순간들을 대사 대신 음악과 사운드로 표현한다.

‘더 마더’의 음악을 맡은 빈헨 멘디자발과 콜도 유리아르테는 아기를 되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경과 주인공 주변을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긴장감을 소리로 표현해내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 작업에 몰두했다. 

 

그 결과 ‘더 마더’는 영화 속 모든 감정과 상황을 대사 없이 담아내는 인상적인 연출을 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 사진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캐스팅에 있어 그저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릴 배우를 찾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더 마더’의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히 흡수했으며, 손색이 없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의 주인공, 젊은 여자 역을 맡은 로지 데이는 마약에 중독된 채 아이를 낳았고 현실에 굴복해 내린 순간의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든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시즈닝 하우스’, ‘로드 투 로마’, 드라마 시리즈 [아웃랜더 시즌 2] 등에 출연한 로지 데이는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심경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사진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극 중 중후한 위압감을 뽐낸 노인 역에는 해리엇 샌섬 해리스가 분했다. [위기의 주부들], [로스트 룸], [래치드] 등에 출연한 해리엇 샌섬 해리스는 그간 다양한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캐릭터로 등장했다. 이번 ‘더 마더’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는 젊은 여자의 아이를 데려간 브로커를 연기하며 없어서는 안되는 공포의 추축을 담당해 영화를 지탱했다.

여러모로 호불호가 갈릴 만도 하지만 이색적인 매력을 지닌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감독은 ‘더 마더’를 자유로운 영화가 되기 위해 태어난 작품이라 밝혔다. ‘더 마더’를 통해 대중들이 이전의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자신의 모든 감각을 활용해 영화에 참여하고 감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적극적인 참여자로 변하길 희망했던 감독의 뜻처럼 영화는 많은 정보를 관객에게 떠먹여주지 않으며 상황에 대한 모든 해석을 관객에게 안겨준다.

대사는 물론, 어떠한 글씨 조차 보여주지 않는 극의 특징으로 인해 신선함을 느끼고 관람이 끝나고 난 후 영화에 대한 열정적인 토론을 이어가는 관객도 있겠지만, 영화 속 화면과 소리, 은유적인 표현 속에서 스스로 단서를 잡아내는데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의문 만을 품은 채 극장에서 나설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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