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995년의 뉴요커가 전하는 삶과 문학에 관한 추억록 '마이 뉴욕 다이어리'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5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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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영화사 진진

 

1995년 작가를 꿈꾸는 조안나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에 CEO 마가렛의 조수로 입사한다. 출근 첫날, 조안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의 팬레터를 파쇄하라는 업무를 받지만 팬들의 사랑이 담긴 편지에 남몰래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려 한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조안나 래코프가 뉴욕의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 ‘해럴드 오버’에서 1년여간 일했던 경험을 엮은 책 [마이 샐린저 이어(My Salinger Year)]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라자르 선생님’을 연출한 필리프 팔라도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 사진 : ㈜영화사 진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감독은 한 서점에서 [마이 샐린저 이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안나의 글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재미도 있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책 속의 인물이 뭐든지 할 수 있으면서도, 모든 게 아득해 보이는 불확실한 시기를 겪어나가는 것을 보며 공감이 되었다.”라며 각색의 이유를 밝혔다.

허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과 달리 실재하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회고록을 창작물로 각색하는 과정은 당연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감독 역시 마찬가지로 실제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원작 도서를 각색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원작자 조안나 래코프의 격려와 응원이 있었기에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사진 : ㈜영화사 진진


감독은 각색의 과정을 거치며 원작 속에 담겨져있는 이야기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책을 영화로 만든다는 건 각색할 내용을 선택해서 복합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내면의 목소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작업을 의미한다”라고 각색 방식을 밝힌 감독은 세 명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먼저, 주인공인 조안나 역에는 영화 ‘세버그’, 넷플릭스 시리즈 [조용한 희망] 등에 출연해 입지를 다진 마가렛 퀄리가 분했다. 

 

극 중 마가렛 퀄리는 꿈을 펼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조안나를 연기하며 꿈 앞에서 뒷걸음질 치기도 하지만,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 사진 : ㈜영화사 진진

 

더불어 조안나의 냉철한 상사이지만 따뜻한 배려심 또한 함께 갖춘 마가렛을 ‘에이리언’, ‘아바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시고니 위버가 연기하며 마가렛 퀄리와 합을 맞춘다. 

 

시고니 위버 두말할 것 없는 탄탄한 연기력과 더불어 시고니 위버라는 배우의 이미지와 부드럽지만 단호한 카리스마를 지닌 마가렛의 캐릭터가 맞물려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다채로운 비주얼 또한 눈길을 끈다. 영화의 배경은 1995년 뉴욕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방식이 혼재했던 시대인 1990년대는 통신, 미디어, 출판 업계 역시 큰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로, 패션과 인테리어 등의 스타일이 신구가 뒤섞인 오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던 때였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이러한 작중 배경을 통해 장면마다 삽화로 만들어도 될 만한 따뜻한 색감과 아름다운 미장센을 영화에 담아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 사진 : ㈜영화사 진진


오랜 역사를 가진 마가렛의 에이전시는 원작에서 ‘동화 속 나라처럼 시간에 갇힌 듯한 곳’이라고 표현된 만큼 미드 센추리 모던 인테리어를 고수하면서 창문으로 도심지 풍경이 잘 보이는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의상 또한 마가렛 퀄리의 컬러풀한 빈티지 의상과 시고니 위버의 우아한 의상을 통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조안나의 삶에 대한 회고록이기도 하지만 그가 접했던 그 시절 문학 작품들에 관한 추억록이기도 하다.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문학 작품들과 작가의 이름은 평소 문학을 즐겨 읽던 사람에게는 숨겨진 이스터에그처럼 반가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 속 조안나와 연관되어있는 샐린저의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다. 

 

▲ 사진 : ㈜영화사 진진

또한, 극 중 강렬한 사건이 일어나기 보다는 잔잔한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해나가는 조안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이기 떄문에 영화 속 조안나가 대단한 시련과 고난을 겪지는 않지만 2020년대의 사회 초년생과 오버랩되는 1990년대의 조안나는 관객에게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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