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지한솔의 시즌 첫 승으로 비로소 알게 된 것들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05-31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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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LPGA

 

지한솔(동부건설)이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 7대회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한솔은 3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546야드(본선 6,46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9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천4백만 원) 마지막 날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 2위 하민송(롯데, 16언더파 200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대회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이뤄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2017년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ADT캡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려 3년 6개월 만에 들어올린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라는 점에서 특별한 우승이다. 

 

올 시즌 지한솔은 투어의 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이달 초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1라운드 선두에 나서는 등 우승권을 지키다 준우승을 차지했고, 직전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라 대회 우스을 차지한 박민지(NH투자증권)에 패해 3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지한솔은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임을 새삼 확인시켰다. 

 

그리고 이달에만 세 번째 찾아온 우승 기회를 지한솔은 거침 없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대회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는 방송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승리의 'V' 자를 그려보이는 여유까지 보여줬고, 미자막 홀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나아간 끝에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 사진: KLPGA

 

지한솔은 2014년 KLPGA 입회 이후 사실상 줄곧 1부 투어인 정규 투어 무대에서만 활약했다. 

 

그의 커리어를 살펴 보면 3부 투어인 점프 투어에서 4개 대회에 출전했던 기록이 있을 뿐 2부 투어인 드림 투어에서 뛰어 본 일도 없고, 곧바로 2015년부터 정규 투어에 데뷔해 매년 몇 차례씩 톱10을 기록하며 우승에 근접한 성적을 내왔다. 

 

지난 시즌만 해도 지한솔은 5차례 톱10에 진입했고, 매 대회 선두에 있는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선수였다. 

 

사실 이런 선수가 이제야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다소 의외로 느껴질 정도다. 

 

지한솔은 그러나 우승 직후 가진 두 번의 인터뷰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승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지한솔은 우승의 순간 어떤 생각이 났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늘 딱히 생각은 안 났다":며 "일단 저 많이 응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 말하다 오빠른 언급하는 대목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이번 우승으로 비로소 그는 자신이 '울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사실 지한솔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그가 상당히 여린 심성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한다. 평소 나이답지 않은 연륜과 여유가 느껴지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평가다. 

 

실제로 그는 지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기간중 "사실 좀 일대일 매치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저한테는 되게 힘든 경기"라며 "일단 상대와 겨뤄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좀 독해야 되는, 그런게 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래도 제가 목표한 성적을 이루기 위해서 좀 독하게 플레이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스로 독하지 못하다는 점을 내비친 셈이었다. 

 

지한솔의 이번 우승으로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그가 불과 2년 전 엄청난 슬럼프를 겪었고, 그런 슬럼프를 이겨낸 끝에 다시 정상에 섰다는 사실이다. 

 

지한솔은 우승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좀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그게 저에게 약이 됐던 것 같다"며 "그 시기가 있었기에 제가 또 이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슬럼프를 겪은 기간에 대해 언급했다. 

 

▲ 사진: KLPGA

 

이어 그는 기자회견에서 앞선 방송 인터뷰에서 언급한 '힘든 시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정말 그러실거냐"고 기자를 향해 눈을 한 번 흘긴 뒤 2019년 겪었던 극심했던 슬럼프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티 박스 올라갔을 때 그립을 못 잡았다. 그립을 잡는 법을 모르겠는 거다. 그러니까 샷을 하는 자체가 '어디로 갈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더라. 페어웨이를 보기 보다는 어디에 오비가 있나 찾다보니까 플레이가 안되더라."고 회상한 뒤 "일단 채를 잡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것 같다"고 슬럼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가량을 슬럼프에 시달렸던 지한솔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사람은 뜻밖에도 '배구 여제' 김연경이었다. 

 

지한솔은 "제 사전에 포기는 없다. 이렇게 안 좋게 끝나는 것보다 한 번 더 노력을 해보고 그 뒤에 포기를 하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지금 내용이 생각이 안 나는데 김연경 선수가 슬럼프가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고 했던 그 기사가 많이 와 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수들이 포기 안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동업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지한솔은 42개월 만에 얻은 생애 두 번째 우승 타이틀의 의미에 대해 "일단 첫 우승은 제가 성적이 안 나는 시기에 갑자기 터진 우승이라 사실 생각지도 못한 우승이어서 실감을 못했다"며 이번 우승은 아직 대회도 많이 남아 있고 좋은 감도 많고 해서 기대가 되는 우승인것 같다. 사실 2등도 하고 3등도 했는데 이번에 우승이 안 나왔다면 또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 같은데 우승이 나왔기 때문에 자신감이 더 얻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비로소 자신이 매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기량을 지니고 있는 선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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