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키퍼스'...그들이 '사라진? 사라져야 했던?' 이유에 관한 극적인 가설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05-12 08: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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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영화사 사계절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사라져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영화 <키퍼스>는 120년 이상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아이린모어 등대지기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그 동안 이 사건에 대해 제기된 수 많은 가설들에 더해진 또 하나의 극적인 가설이다. 

 

육지와 뚝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작은 무인도. 이 섬의 등대를 관리하는 '토마스'(피터 뮬란 분), '제임스'(제라드 바틀러 분) '도널드'(코너 스윈더스 분)는 난파된 보트와 그 주변에 쓰러진 남자, 그리고 금괴가 들어있는 나무 상자를 발견한다. 

 

남자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러 그의 근처로 갔던 도널드가 갑자기 깨어나 공격해 온 남자를 살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등대지기들이 발견한 상자 안에서는 많은 양의 금괴가 발견된다. 

 

이들은 결국 시신을 없애고 금괴를 나누어 가지기로 결정하는데 어느날 이 섬에 낯선 사람들이 금괴를 찾으러 나타나면서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 사진: 영화사 사계절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아이린모어 등대지기 실종사건’은 등대의 불이 꺼진 12월 15일까지 일지만 남긴 채 사라진 등대지기들에 대해 수많은 가설들이 나왔지만 현재까지도 실종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는 이러한 실제 사건의 흥미로운 상상력을 더해 그들이 실종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담아냈는데 그 주된 내용은 인간의 욕망과 양심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불과 며칠 전까지 동전 몇 개를 가족들과 나눠 가지며 소소한 삶의 행복을 누리던 평범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엄청난 금괴를 마주했을 때 갖게 되는 감당하기 어려운 욕망과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저지르는 갖가지 행동과 서로에게 겪는 갈등, 그리고 그런 행동에 다시 가책을 느끼면서 최종적인 선택 내지 타협을 위해 고뇌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극중 세 명의 등대지기들에게 투영시키고 있다. 

 

제라브 바틀러가 연기한 '제임스'는 호탕한 성격에 마음씨 좋은 등대지기로 우연히 눈앞에 나타난 금괴들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그로 인해 조금씩 이상을 잃어가는 인물이다. 

 

▲ 사진: 영화사 사계절

 

제라드 버틀러의 덥수룩한 수염과 짙게 패인 주름으로 표현해 내는 심리 묘사와 감정 연기가 이전에 우리가 알았던 그의 모습과는 또다른 결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준수한 제라드 버틀러의 노래 실력도 감상할 기회가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스코틀랜드 지방 특유의 척박함과 억센 분위기 속에서 엿보이는 그 지역 사람들 만의 인간미를 느껴볼 수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그 시절 등대지기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점도 이채로운 볼거리다. 

 

영화적으로 보면 촬영 기법에서 스릴러 장르 영화 특유의 묘미를 음미할 수 있는데 핸드 헬드 카메라로 과감한 클로우즈업 기법을 사용해 고립된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이 두려움에 속삭이는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며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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