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웬디' 현실적인, 지극히 현실적인...참신한 시도 빛난 '피터팬 외전'

임가을 기자 / 기사작성 : 2021-06-23 06: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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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영화사진진/하이스트레인저

 

영화 <웬디>는 기찻길 옆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가 내면에 차오르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어느 날, 피터가 나타나고 웬디와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 제임스를 이끌고 여정을 떠나게 되며 자신의 의지로 어른이 되지 않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하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웬디>의 원작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임스 매슈 배리의 소설 ‘피터 팬’으로 <웬디>는 ‘피터 팬’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원작을 기반으로 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봐도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원작 속 많은 요소를 바꾸어 놓았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부터 피터가 아닌 웬디로 시선을 돌린 영화는 웬디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원작에서 피터 팬이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맡게 하러 웬디를 데려온 것과 달리 웬디를 그저 모험이 하고 싶은 용감한 아이로 그려냈다.

 

▲ 사진: 영화사진진/하이스트레인저

 

피터 또한 백인 아이로 표현된 것과는 반대로 레게머리를 한 유색인종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피부색이 달라졌다 하더라도 원작 피터의 천진난만함과 아이다움은 달라지지 않아 영화 초반에는 조금 익숙하지 않더라도 영화가 진행 될 수록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시각적으로 원작과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무래도 네버랜드의 풍경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피터 팬’의 네버랜드는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현실의 자연과는 동떨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웬디>의 네버랜드는 현실에 존재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다.

 

<웬디>와 같은 모험극들이 대체적으로 그래픽을 통해 영화의 절반 이상을 구현해내는 것과는 달리 <웬디>는 단 하나의 세트장 없이 루이지애나에서 화산섬 몬트세라트를 오가며 모든 장면을 올로케이션으로 소화해냈다.

 

▲ 사진: 영화사진진/하이스트레인저

 

실제 활화산을 배경으로 바다 위에 해적선을 띄우고 선체 안을 헤엄치도록 할 정도로 생동감을 중요시 생각했기에 촬영감독은 더 풍부한 질감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16mm 카메라로 촬영을 이어가며 엉덩이 위치에 카메라를 두고 조작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모든 것을 촬영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영화는 연출을 맡은 벤 자이틀린 감독의 나이가 30대 초반일 때부터 시작해 3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감독은 “내 커리어를 걸고, 스스로에게도 나이 든다는 것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전하며 영화의 내용과도 맞닿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영화에 오랜 시간을 투자한 벤 자이틀린 감독은 6살의 나이에 친구와 함께 영화를 만들며 영화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해 2012년 연출한 장편 영화 ‘비스트’로 여러 유명인사와 해외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낸 이력이 있다.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작인 만큼 ‘노매드랜드’의 제작진과 ‘캐롤’ 편집팀, ‘빅토리아’ 촬영 감독, ‘아메리칸 허니’ 아트 디렉터 등 이름있는 영화의 제작진의 참여를 더해 한층 더 완성도 있는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비전문 배우의 캐스팅일 것이다. 

 

스텝들은 실제 ‘피터팬’ 속 아이들이 따랐을 모험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길 원해 촬영을 한 장소인 루이지애나와 몬트세라트에서 실제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을 캐스팅했다.

 

▲ 사진: 영화사진진/하이스트레인저

 

특히 피터 역할을 맡은 야슈아 막은 캐리비안 지역의 소수 민족에 속한 아이로, 실제 루이지애나에서 온 아이들을 리더로서 이끌어나갔다.

 

<웬디>는 명작이라 평가되는 원작을 과감하게 바꾸고 고치고 재해석한 작품으로 관객의 취향에 따라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각색의 과정에서 원작의 다양한 요소가 바뀌었어도 결국 작품의 흐름과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코 원작과 달라지지 않았고, 그 동안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된 영화로 사랑을 받았던 '피터팬'을 오늘의 새로운 시각과 시도로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웬디>는 참신한 시도의 '피터팬 외전'으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관람하며 원작과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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