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최가람, '아홉수'라는 이름의 성장통 끝에 만난 '터닝 포인트'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0-09-24 13: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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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람(사진: KLPGA)
"그런거 안 믿는데 '아홉수'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지난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입회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쳐오며 어느새 '중견'의 위치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최가람을 만났다. 

 

최가람은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되는 ‘2020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2천만 원)’ 출전을 앞두고 경기도 김포의 집에서 용인까지 왕복 3시간 거리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 경기감각을 가다듬어 왔다. 

 

KLPGA 투어가 지난달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을 끝으로 5주간 휴식기에 들어가는 등 전반적인 투어 대회 일정이 들쭉날쭉 해지면서 최가람 역시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애를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2주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못 했어요다. 제 입장에서는 계속 대회가 있는게 더 힘들긴 한데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아요." 

 

최가람은 올해 우리 나이로 29살이다. 내년이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시기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올해 유독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페어웨이 적중률 1위를 차지한 정확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10-20위권 성적을 올렸고, 2~3차례씩 톱10에도 오르는 등 비교적 안정된 투어 생활을 펼쳐왔지만 올해 만큼은 10개 대회에서 단 4차례만 상금을 수령했을 뿐 톱10 진입은 한 차례도 없었다. 

 

최가람 스스로는 크게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앞에 마냥 초연할 수는 없었다. 

"올해를 돌이켜 보면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거 안 믿는데 '아홉수'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주변 아홉수들이 다들 힘들어 하더라고요(우음) 그런거 신경 안 쓰고 하려고 하는데 잘 될 것 같은데 잘 안되서 걱정이 많았죠"

 

최가람은 지난해에도 성적이 계속나긴 했지만 역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올해 스스로 느끼는 침체기를 겪으면서 스스로 변화를 주기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알 것 같은데 될 것 같은데 안 되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레슨을 받아도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했죠. 스윙을 교정했는데 원래 내가 가진 스윙하고 반대 성향의 스윙이다 보니 바꾸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어요 그러다 코로나가 겹치면서 대회에서 확인해봐야 하는데 확인할 시간이 없으니까 스스로 믿음을 갖지 못던 것 같아요. 우리는 대회 결과로 훈련의 성과를 알게 되는데 대회도 못 나가고 하다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죠" 

 

최가람에게 페어웨이 정확도에서 1위를 한 기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가람(사진: KLPGA)

 

"저 스스로는 꼭 페어웨이에 넣어야 겠다고 그렇게 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주위에서 '1위다'라고 해주시니까 신경은 쓰이더라고요(웃음). 하지만 페어웨이 적중률 1위보다는 퍼트수나 톱10 안에 드는 것에 더 노력하고 싶어요" 

 

새로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최가람은 마인드 콘트롤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멘탈 코칭을 받거나 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택하지는 않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트레스를 풀고 독서와 산책으로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으로 멘탈 트레이닝을 대신하고 있다. 

 

"얼마 전에 짧게 멘탈 코칭을 받기도 해봤어요. 하지만 그때 뿐이고 유지가 안되는 것 같았어요. 어쨌든 제가 제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최가람은 "행운?"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노력에 따른 성과'라는 정답이 아닌 의표를 찌르는 대답이었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는 것으로 읽혔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주변을 보면 결국 즐기는 사람이 위너가 되더라는 것. 그렇다면 현재 스스로 생각하기에 골프를 즐기고 있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성적에 대한 얽매임 때문인 것 같아요. 성적이 상금과 연결되고 상금이 시드 유지 같은 미래와 연결이 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팬텀클래식에서) 즐겁게 편하게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회가 다가오니까 성적에 대한 욕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웃음)  

 

최가람이 언급했던 것처럼 어쩌면 그는 프로데뷔 10년 어귀에서 '아홉수'라는 이름을 가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최가람에게는 그와 같은 성장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 볼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새 매니지먼트와 새로운 소속팀이다. 

 

▲사진: 최가람 제공

 

최가람은 최근 창단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신협 골프단의 일원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팀 구성상 최가람은 팀의 맏언니이자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다. 

 

새로운 팀에서 맏언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에 최가람은 다소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연치 않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웃음) 약간 부담감도 있지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이 기회를 계기로 내년 내후년까지 계속 좋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심리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새로운 대회에 출전하게 됐지만 최가람은 일단 편안한 마음을 갖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친척 하고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하지만 이 운동이 솔직히 미친척 하고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운도 따라야 하고 실력도 따라야 하고 그날그날 컨디션도 따라야 하죠. 그래서 그냥 경기 상황에 따라 그 상황을 즐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시작할 시점보다 한층 편안해진 표정이었다. 

 

인터뷰 말미. 이번 팬텀 클래식에 나서는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묻자 최가람은 "홀인원"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최근에 자동차가 고장 나서 새로운 '애마'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인터뷰 중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을 묻는 질문에 '행운'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던 것이 떠오르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모쪼록 새로운 매니지먼트 파트너와 소속팀을 맞은 터닝 포인트에서 최가람이 부활 소식과 함께 홀인원 소식을 함께 전해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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