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협회, 장윤정·김규봉 '故 최숙현 폭행 혐의' 알고도 포상금 주려 했다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0-07-14 08: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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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장윤정이 철인3종협회 스포츠동정위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가 장윤정과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이 고(故) 최숙현을 폭행한 가해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사기 진작을 위해 포상금을 지급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 회의록에는 "협회는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 두 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에게는 1천만원의 포상금을, 해당 선수의 지도자에게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협회는 이날 "장윤정 선수와 박예진 선수가 중국 선수 2명과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박빙의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선수 중 올해 5월 12일 기준으로 ITU 월드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장윤정, 박예진 선수가 중국의 중멍잉, 장이 선수와 초접전 중"이라고 보고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면 포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장윤정에 대한 포상금 논의가 있었던 2월 14일 이전에 이미 철인3종경기협회가 고인이 제기한 가혹행위 피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 


박석원 철인3종협회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2월 최숙현 선수에 대한 문제를 보고 받았다. 당장 내부에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한 뒤, 조사를 미뤘다"고 말했다.

결국 철인3종협회와 박석원 회장 모두 대의원총회가 열린 2월 14일 이전에 고인이 피해를 호소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가해 혐의자가 장윤정과 김규봉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 

 

당시는 도쿄올림픽의 연기 결정이 나기 전으로,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은 '2018년 5월 11일부터 2020년 5월 11일까지 열리는 ITU' 공인 대회에서 부여한 랭킹 포인트 순으로 개인전 참가 자격을 얻는다'고 공지했다.


한국에서 랭킹 포인트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남자 개인전 출전은 사실상 좌절됐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혼성계주 출전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여자 개인전에는 출전권에 도전하는 선수가 2명 있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랭킹 포인트 순위로 출전이 좌절된 선수 중 대륙별 1위를 차지한 선수에게 개인전 출전 자격을 주기로 했다.

아시아 최강 일본 선수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한국과 중국, 홍콩 선수가 '대륙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되고 ITU가 '랭킹 포인트 산정 중단'을 선언한 3월 16일 당시 여자 개인전 세계 랭킹에서 장 모 선수는 72위로, 중국의 중멍잉(55위), 장이(75위)와 경쟁 중이었다. 81위인 박예진도 가능성이 없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윤정의 가능성이 조금 더 컸다.


결국 철인3종협회는 장윤정이 팀 동료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조사 대신 포상금을 지급하려 했던 셈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라면 팀 동료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른 의혹 조사는 미뤄도 무방하다는, 철인3종협회의 성적지상주의에 입각한 상황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2월 14일 철인3종협회 대의원총회 회의록은 협회가 故 최숙현 사망 사건의 공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증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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